12구역에서 불편을 겪은 팬들과 한국소비자원의 조정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라고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된 지난 글을 읽어 보세요.
12구역 피해자 트윗에 따르면, 1월 19일 소비자원에서 분쟁 조정 위원회가 열렸습니다. 평일이었고 해서 12구역 피해자 중에서는 다섯 명이 참석했고, 씨제스 관계자는 일본 출장을 이유로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2월 11일 소비자원으로부터 서면 답변이 도착했다고, 13일에 12구역 피해자 트윗에 글이 올라왔는데요, 트윗에 올라온 글 전문을 옮깁니다.
안녕하세요, 약 한달만에 소식 전해드립니다. 1월 19일 열렸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분쟁조정회의 개시 결정 건을 말씀드리고자 남깁니다.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조정회의 후 2월 11일, 소비자원으로부터 서면 답변이 도착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희가 신청한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개시하지 않는다' 입니다. 소비자원에서 받은 답변 4장을 1장 정도로 요약하여 말씀드리되, 이에 앞서 1월 19일에 열렸던 분쟁조정회의에서 오갔던 내용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려 합니다.
위원회에서 나온 질문들을 요약하고 생각나는대로 정리하자면
1. 앞 스테이지도 중요하지만 돌출 스테이지도 중요하다는거에 동의를 하는가
2. 12구역 거리가 얼마나 되는가, 잠실 주경기장 크기는?
3. 12구역 맨첫줄과 9구역 맨뒤의 거리 차이는?
4. 어차피 엄청 넓어서 사람들이 다 안보이는데 100m에서 보나 120m에서 보나 무슨 차이가 있는가? 실제로 별 차이 없는게 아닌가?
5. 좌석이 잘 팔리느냐? 예매율이 저조했느냐?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빽빽 했는가 넓직 했는가?
가수들이 별로 안보였으니까 공연 품질이 떨어져서 불만인게 아닌가?
6. 피해자들은 800명인데 신청 피해자들은 50명밖에 안된다. 50명은 공통점이 뭔가? 피해 신청 한사람과 안한사람의 차이는?
감정적인 사항은 빼고 팩트만 전달해드립니다.
2월 11일 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서면 답변 내용 요약입니다.
1. 1월 19일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분쟁조정회의 결정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개시하지 않는다.
2. 인터파크는 예매 당시, 무대 모양 및 크기는 연출 상 변경될 수 있다고 고지하였고, 12구역이 9구역보다 시야가 좋은 위치에 배치되었으므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13구역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판매하지 않은 것으로 신청인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함.
3. 씨제스는 무대 모양 및 크기가 변경될 수 있는 점에 관해 사전에 안내했고
돌출무대 앞쪽이 넓어짐에 따라 일부구역을 양 옆으로 이동하여 조정하였으나
이를 좌석변경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신청인 배상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
(* 실제 좌석 배치 현황은 씨제스가 자료로 제출한 시뮬레이션을 증거자료로 받음.)
4. 12구역의 1열~5열 각 좌석의 경우
예매상 배치도와 같이 8구역 뒤에 위치하거나 8구역 뒤쪽보다 무대 방향으로 배치되었으므로, 좌석 변경으로 어떤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5. 12구역 6열~15열 중 8구역 뒤에 배치된 좌석의 경우
예매 배치도보다 무대 바깥쪽 부분에 위치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각 좌석은 배치도와 같이 8구역 뒤에 위치하고 있어
제출한 사진만으로는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손해액에 대해 구체적으로 주장, 입증하고 있지 않으므로 인정하지 않음
6. 12구역 6열~15열 중 9구역 뒤에 배치된 좌석, 16열~25열 좌석의 경우
예매 화면상 배치도 보다 무대 바깥쪽 부분에 위치하면서 9구역 뒤쪽에 배치되었다.
이는 돌출무대 변경과 13구역 비 판매로 인한 것으로,
12구역 좌석 일부가 9구역 뒤로 배치되면서 가장자리 부분에서 관람하게 되었음
하지만 전면의 본무대를 바라볼 경우, 가장자리 방향으로 멀어지기는 하였으나
돌출무대와의 거리는 원래 배치도와 차이가 없다.
또한 좌석 변경은 무대 변경으로 인한 것인데, 이는 사전 공지를 하였으므로 이를 감안해
배상액은 r석과 s석의 차액 11,000원의 70%인 7,700원으로 정한다.
따라서 인터파크와 씨제스는 위에 해당하는 피해자들에게 위의 금액을 지급한다.
지급을 지체할 경우 지연손해금을 가산해 지급하며, 나머지 피해자들의 분쟁조정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원회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말하자면 끝도 없고, 서면 내용에 대한 반박을 하기에도 끝이 없네요. 대충 우리의 입장 정리를 조금 하겠습니다.
위원회도 멘붕이었는데, 서면 내용은 더 멘붕이네요. 무엇을 위해 6개월을 기다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금액의 문제가 아니기는 하나, 금액을 보고 있자니 그냥 어이가 없습니다.
애초에 한 두번도 아닌 좌석 문제였기에, 앞으로는 나아져야할 문제여야 한다고 판단해서 시작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기대는 하지 않는게 나을 정도로 씁쓸함만 남았네요.
1. 위원회에서 본무대와 돌출무대를 반복해서 말씀하시기에, 핵심 요점은 9구역 뒤에 12구역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구요.
2. 초동대응이 미흡했던것이 감정적인 부분까지 발전을 해서 이제 넘어갈 수 없는 문제가 된것이냐 하시기에, 감정적인건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3. 위원회 당일 씨제스는 출장으로 불참하였습니다. 따라서 위원회 측에서는, 씨제스측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공연 기획할때하고 실제 이 자리가 있던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원래 기획했던 것을 씨제스측에게 공급 받지 못했던것은 사실이니 이를 이해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때 개시가 쉽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4. 이에 어떤 것이 쉽지 않을까 여쭈었더니, 제 때 책임자가 했으면 좋았다, 시간도 많이 지났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하나, 여러 조직이 관여가 되어있어서 어떻게 책임을 물을것인가가 쉽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5. 공연 품질이 좋지 않았느냐를 따지기에, 공연 만족도를 말하는게 아니라, 잠실 주경기장이 워낙 넓기 때문에 가수가 잘 안보일거라는것 정도는 물론 감안을 하고 티켓팅을 했다. 품질이 아니라, 왜 R석이 S석뒤에 가있었는가의 문제라고 명백히 말했습니다.
그런데 저희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막은 다음 품질에 대해 말하려 하더군요
공연 문제가 아니라, 이미 1시간 전부터 관계자한테 해결을 해주기를 바랬는데 그것이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6. 시야 차이를 걸고 넘어지시길래, 12구역이 9구역 뒤에 위치했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9구역이랑 비교를 하면서 말씀을 드리는 거라고 했습니다. 또한, 시야 차이는 같은 구역이라도 앞뒤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시야가 상관 없는거라면 애초에 가격을 차등 책정하면 안되는 것 아니었느냐고도 말했습니다.
7. 그리고 시야가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냐기에, 주관적인게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중요한게 S석과 R석으로 나눠놓은 기준이 있는데 주관적인걸 따지면 씨제스측에서 그라운드 전체를 다 R석으로 측정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박했습니다.
적다가 보니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위원회에서 있었던 일들은 대충 저러합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위원회 태도가 성의가 없었습니다. 소비자가 왜 잠실주경기장 크기까지 알고 있어야 합니까? 그리고 논점을 왜 자꾸 흐리십니까?
또한 위원회에 들어가기 전 휴대폰도 걷어갔으며, 저희 직업을 물어보며 무시하는 태도 및 정해진 답변 쪽으로 유도하는 뉘앙스를 많이 풍겼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원에서 받은 서면 답변은 거부할 수는 있으나, 일단 소비자원에서 저희가 50명이 안된다고 이미 판단했으므로 단체로 계속 진행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 중요한 건 재심의는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이건 조정 결과이지 이대로 씨제스가 합의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요약해드린 내용 중 몇열 내지 몇열까지로 구분되어 있는건 소비자원에서 판단한 손해배상 기준 및 범위인데, 저희가 신청한 50명 중 32명에게 해당이 됩니다.
소비자원에서는 여러 조직이 관여되어서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쉽지 않다고 했다는데, 인터파크 예매 페이지에 나온 정보를 보면 이 공연의 경우 공연 관계사는 씨제스와 예매처인 인터파크, 이렇게 둘뿐이거든요. 굉장히 간단합니다. 다른 가수들 공연은 예매처를 빼고도 서너 개 이상의 회사가 엮인 곳도 많습니다. 이걸 복잡해서 책임 소재를 가릴 수 없다고 한다면, 어떤 공연이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소비자원에 문의해 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거죠. 그냥 법원으로 직행하라는 거네요.
씨제스가 지난 공지에서
한국소비자원의 조정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라고 했는데,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12구역 피해자 블로그에 총대를 맡았던 분의 마지막 글이 올라왔습니다. 몇 가지 눈에 띄는 내용이 있네요.
12구역 위치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주변의 관객 9명과 함께 관계자를 찾아 다녔는데, 자칭 관계자가
지금 여기 계신 분들(직접 따지러온 팬들)만 환불을 해줄 테니 공연장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아라고 했답니다. 녹음본도 있대요. 그리고 그 상황을 녹음하고 있던 핸드폰을 무력으로 뺏어가려고 했다는군요.
콘서트가 끝난 후 다른 해결책을 주겠다는 말도 했답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후
씨제스 관계자들이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하나, 공지도 띄우기가 어려울 것이다라고 했다네요.
그리고 2004년 신화 콘서트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 신화 팬들이 법원에서 기나긴 공방 끝에 전액 환불을 받은 선례가 있다고 하네요.
소비자원 분쟁 조정 위원회의 결과는
50명 중 피해를 봤다고 판단되는 32명에게만 차액의 70%인 7,700원을 돌려준다는 것이지만, 이것도 조정 결과일 뿐 씨제스 측에서 거부하면 소용없대요. 그리고 소비자원에서 재심의는 없다고 합니다.
이하 저의 푸념입니다.
공연에서 자리 문제가 일어난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제대로 된 사과나 피해 보상, 그리고 이의 제기한 관객에 대한 대처 방식은...
저도 예전에 공연에 갔다가 예상보다 더 뒷자리여서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5열을 예매했는데 실제로는 10~15열쯤 되더라구요. 양옆 구역의 앞쪽을 비우고 그만큼 자리를 뒤로 밀어버린 겁니다. 연출상 그런 것도 아니고 자리를 뒤로 밀지 않으면 무대가 잘 안 보여서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원래 좌석 배치도에 따르면 제가 예매한 구역은 가장 가장자리 구역도 아니었어요. 뒤로 밀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냥 씨제스 마음이었겠죠. 물론 따로 공지도 없었고 제가 예매한 구역의 자리가 전체적으로 뒤로 밀린 것에 대한 안내도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왜냐? 그동안 공연 다니면서 직접 본 게 있고 들은 게 있으니까요. 흐뭇한 결과가 기대되지 않았으니까요. 포기한 거죠. 괜찮기 때문에 그런 게 절대 아닙니다. 괜찮지 않았습니다. 제 실제 자리가 그렇게 뒤로 밀릴 줄 알았으면 조금 뒤라도 그냥 가운데 구역을 잡지 뭐하러 옆쪽 구역을 잡았겠습니까 (실제로 가운데 구역 18열 잡았다가 이거 5열 때문에 취소했거든요. 5열을 잡은 구역은 18열 잡았던 구역의 바로 옆 구역이었습니다). 5열이니까 옆쪽 구역이어도 예매한 거지.
아, 5열이다 하면서 기대에 부풀었다가 자리를 확인했을 때, 그때의 실망감이란... 그리고 말을 할까 말까 갈등을 하긴 했지만 결국 이의 제기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이번 12구역 자리 문제, 눈에 띄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가만있지 않았다는 것에는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그리고 팬을 그만둔다고 해서 그 분의 팬심이 작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여기저기서 받은 상처가 컸겠죠. 마음의 상처가 빨리 아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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